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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버닝 리뷰|줄거리보다 불안이 오래 남는 이유 🔥 버닝 리뷰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데, 계속 불안한 영화 (스포 최소화)은 보고 나서 줄거리를 설명하려고 하면 이상하게 말이 잘 안 나오는 영화입니다. 사건만 놓고 보면 단순한데, 보는 동안의 감정은 전혀 단순하지 않아요. 오히려 “왜 이렇게 불안하지?”라는 질문이 계속 남습니다.이 영화는 무언가를 명확하게 보여주지 않습니다. 설명도 없고, 친절한 단서도 거의 없어요. 그런데도 관객은 끝까지 긴장을 놓지 못합니다. 그 이유는 이 사건보다 감정과 분위기를 훨씬 중요하게 다루기 때문입니다.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시간들영화의 초반부는 굉장히 느립니다. 주인공 종수의 일상은 단조롭고 반복적이고, 크게 흥미로운 사건이 벌어지지도 않습니다.하지만 이 느린 호흡이야말로 의 핵심입니다. 종수의 삶은 정체돼 있고,.. 2026. 1. 5.
영화 박쥐 리뷰|박찬욱이 말하는 욕망과 도덕의 붕괴 🩸 박쥐(Thirst) 리뷰박찬욱의 세계관 속에서 읽는 욕망과 신앙, 그리고 도덕의 붕괴 (스포일러 최소화)는 흡혈귀 영화처럼 시작하지만, 끝까지 보고 나면 장르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됩니다. 이 영화가 진짜로 보여주고 싶은 건 초자연적인 존재가 아니라, 도덕을 믿던 인간이 어떻게 스스로 무너지는가에 가깝습니다.박찬욱의 영화는 늘 관객을 불편한 자리에 세웁니다. 누가 옳고 그른지를 가르치기보다, “이 상황에 놓이면 당신은 다를 수 있는가”를 묻는 쪽에 가깝죠. 는 그 질문을 가장 노골적이고, 가장 잔인한 방식으로 밀어붙이는 작품입니다.신부 상현의 출발점상현은 영화 초반까지 분명한 인물로 서 있습니다. 그는 신부이고, 고통받는 사람들의 편에 서 있으려 합니다. 자신이 아플 것을 알면서도 생체 .. 2026. 1. 5.
오랜만에 현실적인 연애 영화 〈만약에 우리〉 💘 만약에 우리 현실적인 연애의 결을 담백하게 담아낸 영화 리뷰 (스포 없음)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많이 꾸미지 않은 영화구나”라는 것이었다. 는 시작부터 끝까지 감정을 크게 흔들려고 하지 않는다. 이야기를 극적으로 만들기 위한 장치도 거의 없다. 대신 두 사람이 만나고, 조금씩 가까워지고,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어긋나는 과정을 아주 담담하게 따라간다. 그래서 영화가 끝난 뒤 기억에 남는 건 특정 장면이나 대사가 아니라 두 사람 사이에 흘렀던 분위기와 공기 같은 것들이다. 말로 정리되지 않은 감정이 장면 사이사이에 남아 있는 영화였다. 현.. 2026. 1. 3.
호불호 갈리지만 뻔하지 않은 재난영화 <대홍수> 🌊 대홍수 호불호가 갈리지만, 저는 좋았습니다. 뻔한 신파 대신 SF적인 시도를 선택한 재난 영화. 솔직히 말씀드리면, 는 처음부터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보기 전에는 “아, 또 재난 영화 하나 나왔구나” 정도로만 생각했어요. 물이 차오르고, 도시가 잠기고, 사람들이 소리 지르며 도망가는 장면들이 반복되는, 그런 익숙한 그림을 떠올렸습니다. 그런데 막상 영화를 보고 나니, 이 작품은 단순한 재난 영화로만 보기에는 조금 애매한 지점이 있더라고요. 분명히 완성도 측면에서 아쉬운 부분도 있고, 디테일과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장면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이 영화가 이상하게 마음에 남았습니다. “재난 영화”라기보다, .. 2026. 1. 3.
잔잔한데 깊은 슬픔, <아무도 모른다> 리뷰 아무도 모른다 처음 이 영화를 보고 난 뒤 저는 조용히 숨부터 내쉬었습니다. 특별히 충격적인 장면이 있어서 그런 것도 아니고, 갑자기 눈물이 터져서 그런 것도 아니었어요. 그냥 마음 한쪽에 아주 깊은 멍울 같은 무언가가 생긴 느낌이었어요. 말로 정확하게 설명되지 않는 감정이 천천히 스며들어 있었고, 영화가 끝난 뒤에도 그 마음이 사라지지 않더라고요. 는 소리 없이 찾아오는 외로움과 고독, 그리고 아이들이 감당해서는 안 되는 현실을 담담하게 바라보는 영화입니다. 그런데 그 담담함이 오히려 더 깊은 상처처럼 남습니다. 이 작품은 상처를 크게 드러내지 않는 대신, 상처가 만들어지는 그 과정의 고요함을 보여줘요. 그래서 보는 내내 마음이 무겁고, 동시에 .. 2026. 1. 3.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리뷰 🌙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저는 크게 기대하지 안했어요.제목만 봐도 어느 정도 정서가 짐작됐고, 일본 멜로 영화가 가진 조용한 분위기와 절제된 감정선도 익숙했거든요.그런데 막상 영화를 보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작품이 단순히 ‘잔잔한 멜로’가 아니구나 하는 걸 금세 느꼈습니다.서로가 서로에게 스며드는 감정의 속도, 인물들의 아주 작은 말투와 행동, 그 미세한 변화들이 하나도 과하지 않게, 그런데 정확하게 마음을 건드리더라고요.저는 영화를 볼 때 “말보다 행동이 더 많은 영화”를 좋아하는 편인데, 이 영화는 정확히 그런 스타일이었습니다.대사를 굳이 길게 늘어놓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인물들의 마음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 무엇을.. 2026.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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