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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봉기념 리뷰 🎉 <대부(The Godfather)>

by producer92 2025. 9. 5.

🎬 대부(The Godfather) 리뷰|권력과 가족, 그리고 피로 씻을 수 없는 유산

서론

1972년, 할리우드 역사에 길이 남을 걸작이 세상에 나왔다.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대부(The Godfather)>는 단순히 범죄 조직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아니다.
이 작품은 가족의 이름으로 포장된 권력의 서사,
자본주의 사회가 안고 있는 폭력성,
그리고 사랑과 배신, 선택과 대가를 함께 담아낸 인간 드라마다.

개봉 당시 비평가와 관객 모두에게 열광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으며,
오늘날까지도 “역대 최고의 영화”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닌다.
단순히 총격전이나 범죄 묘사 때문이 아니라,
그 총구 뒤에 서 있는 인간의 얼굴과 갈등을 정면으로 응시했기 때문이다.

줄거리

영화는 뉴욕 마피아 가문, 코를레오네 패밀리의 가장 비토 코를레오네(말론 브란도)로 시작한다.
그는 냉혹한 범죄 조직의 두목이지만, 동시에 전통과 가족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인물이다.
첫 장면은 그의 딸 결혼식에서 시작된다.
손님들이 줄지어 찾아와 “정의”를 청하고, 비토는 그들에게 거래하듯 정의를 베푼다.
“돈이 아니라, 가족을 위해 부탁하는 거라면 나는 돕는다.”
이 대사는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를 암시한다.

비토의 세 아들 중 막내 마이클(알 파치노)은 처음부터 아버지의 세계와 거리를 두고 싶어한다.
군인으로서 국가에 충성하며, 애인 케이에게 “나는 아버지와는 다르다”고 말한다.
그러나 조직의 적들이 비토를 암살하려 시도하면서 상황은 급변한다.
형 소니(제임스 칸)는 폭발적인 성격 탓에 함정에 빠지고,
차분했던 마이클은 결국 총을 들고 복수에 나선다.

이 장면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순간이다.
레스토랑에서 권총을 꺼내 상대를 쏘는 마이클의 얼굴에는 두려움과 결의가 동시에 담겨 있다.
그 순간 그는 “아버지와는 다른 길”이 아니라,
아버지의 길을 잇는 새로운 대부가 되는 길을 선택해버린다.

시간이 흐르며 마이클은 점점 아버지보다 더 냉혹한 존재로 변모한다.
형제와 동료들을 잃고, 마지막에는 친형 프레도를 배신자로 낙인찍는다.
“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선택은 가족을 파괴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감독과 연출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는 이 영화를 단순한 범죄극으로 만들지 않았다.
그는 폭력과 권력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기보다, 침묵과 정적을 먼저 찍는다.
어두운 방, 담배 연기, 낮은 목소리, 긴 침묵.
이 정적이 차곡차곡 쌓이다가,
갑작스럽게 터지는 총성과 피의 폭발이 관객의 심장을 움켜쥔다.
폭력은 더 잔인해지고, 침묵은 더 무겁게 다가온다.

또한 코폴라는 마피아를 단순히 범죄 집단이 아니라, 미국 사회의 축소판으로 그렸다.
정치인과 경찰이 뒤에서 결탁하고, 경제와 종교까지 가문의 영향권에 들어간다.
코를레오네 가문은 결국 미국이라는 나라 자체의 초상화다.
이 점에서 <대부>는 미국 영화의 정점으로 불린다.

배우들의 연기

말론 브란도의 비토 코를레오네는 이미 전설적인 연기다.
그의 낮은 목소리, 고양이를 쓰다듬는 손짓,
그리고 눈빛 하나로 상대를 압도하는 카리스마는 마피아 보스의 전형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알 파치노다.
초반에는 수줍고 맑은 얼굴의 청년이었지만,
점차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며 차갑고 무자비한 눈빛으로 변해간다.
마지막 장면에서 문이 닫히며 케이가 바라본 그의 얼굴은
더 이상 ‘청년’이 아니라, 새로운 대부였다.

주제 해석

<대부>가 50년이 지난 지금도 살아 있는 이유는 단순하다.
이 영화가 말하는 것은 결국 가족이기 때문이다.

  • 가족을 지키기 위해 모든 걸 희생하는 아버지
  • 그러나 그 희생이 결국 가족을 무너뜨리는 역설
  • 권력은 피로 얻을 수 있지만, 그 피가 결국 내 손을 더럽힌다

마이클은 처음엔 가족을 지키려 했지만,
결국 그 과정에서 가족을 잃는다.
이 아이러니가 <대부>를 단순한 범죄극이 아니라,
인간의 비극으로 만들어준다.

시대적 배경

<대부>는 1970년대 초 미국 사회의 불안과도 맞닿아 있다.
베트남 전쟁, 닉슨 시대의 정치 부패,
그리고 자본주의의 그림자가 짙어지던 시기였다.
관객들은 코를레오네 가문의 이야기를 보면서,
동시에 미국 사회의 부조리를 목격했다.
이 작품은 그래서 미국인의 ‘현대 비극’으로도 읽힌다.

결론

<대부>는 단순한 고전이 아니다.
그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여전히 질문을 던진다.

  • 우리는 무엇을 위해 싸우고 있는가?
  • 지키고자 했던 ‘가족’은 정말 지켜지고 있는가?
  • 권력은 사랑을 대신할 수 있는가?

50년이 지난 지금도 이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래서 <대부>는 불멸의 영화이며,
권력과 가족이라는 주제를 다룬 모든 영화의 기준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