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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가 없다〉 리뷰|박찬욱 감독의 집요함과 블랙코미디적 현실 풍자

by producer92 2025. 9. 26.

🎬 〈어쩔 수가 없다〉 리뷰|박찬욱 감독의 집요함과 블랙코미디적 현실 풍자

업데이트: 오늘 · 카테고리: 한국 영화 리뷰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 수가 없다〉는 단순한 드라마가 아닙니다. 이 영화는 사회 풍자, 블랙코미디, 인간의 욕망과 생존을 동시에 다루며 관객을 불편하게도, 동시에 웃음 짓게도 만듭니다. 이번 글에서는 줄거리, 감독의 연출, 배우들의 열연, 그리고 작품이 던지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깊이 있는 리뷰를 정리했습니다.

1. 줄거리 — 평범한 가장의 선택

영화의 주인공 만수(이병헌)는 25년간 제지 회사에서 일했지만, 어느 날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를 받습니다. 아내 미리(손예진), 두 아이와 함께 안정된 삶을 살아왔던 그는 생계를 위해 "3개월 안에 재취업하겠다"는 무리한 약속을 합니다. 하지만 면접은 번번이 실패하고, 아르바이트로 버티는 생활은 점점 그를 몰아넣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경쟁자들을 제거한다면 새로운 일자리를 얻을 수 있을까?'라는 극단적 발상을 하게 됩니다. 영화는 여기서부터 인간이 처한 생존 본능과 사회적 압박 사이의 모순을 드러냅니다.

2. 박찬욱 감독의 집요한 준비

이 작품은 원작 소설 『The Ax』를 바탕으로 하며, 박찬욱 감독이 무려 17년 동안 준비한 프로젝트입니다. 그는 단순히 스릴러로 만들지 않고, 부조리극과 블랙코미디를 섞어 현실을 비추는 거울로 재탄생시켰습니다.

영화는 사회 시스템이 개인을 어떻게 벼랑 끝으로 몰아붙이는지를 보여주며, 감독은 화려한 연출 대신 담담한 리듬을 유지합니다. 하지만 곳곳에서 웃음을 터뜨리는 대사와 아이러니한 상황을 배치해 관객을 곤혹스럽게 합니다. 이 "웃음과 불편함"의 공존이 박찬욱 영화의 진수라 할 만합니다.

3. 배우들의 열연 — 인간의 얼굴을 담다

  • 이병헌(만수 역): 평범한 가장의 불안과 광기를 점차 쌓아가는 연기로 극을 이끕니다. 그의 눈빛 변화는 "살기 위해 범죄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내면을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 손예진(미리 역): 가족을 지키려는 아내로서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는 복합적인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합니다. 그녀의 연기는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통로가 됩니다.

4. 해외 영화제와 평단 반응

〈어쩔 수가 없다〉는 베니스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어 9분간 기립박수를 받으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습니다. BBC는 “박찬욱의 가장 유머러스하면서도 인간적인 작품”이라 평했고, The Guardian은 "국가적 풍자극(sensational state-of-the-nation satire)"이라 호평했습니다. 비록 황금사자상을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이미 200여 개국 선판매를 통해 제작비를 회수하며 개봉 전부터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5. 영화의 메시지 — ‘생존’과 ‘유머’의 모순

〈어쩔 수가 없다〉는 질문을 던집니다. “인간은 어디까지 밀려야 도덕을 버리게 되는가?” 만수의 극단적인 선택은 비극처럼 보이지만, 감독은 곳곳에 유머를 섞어 오히려 더 씁쓸한 여운을 남깁니다. 관객은 웃으면서도 불편함을 느끼며, 영화가 끝난 뒤에도 질문을 품게 됩니다.

6. 장르적 특징 — 한국 영화의 새로운 시도

이 영화는 단순한 스릴러가 아니라, 현대 사회의 고용 불안과 생존 경쟁을 블랙코미디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한국 영화에서 흔치 않은 시도이며, 박찬욱의 연출력이 장르적 실험을 성공적으로 완성합니다.

결론 — 웃음을 터뜨리지만 오래 남는 불편함

〈어쩔 수가 없다〉는 결국 "웃음을 통해 불편함을 남기는 영화"입니다. 박찬욱 감독은 인간 본성과 사회 구조의 모순을 정면으로 다루며, 이병헌과 손예진은 그 모순 속에 놓인 인물을 현실감 있게 연기했습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드라마가 아니라, 현대인의 생존기를 담은 블랙코미디로 기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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